
최근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알몸 졸업식`이 네티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를 뿌리던 꼴불견 행태도 모자라 이젠 아예 옷을 훌렁 벗어 던진 채 남·여학생 가릴 것 없이 알몸으로 시내를 활보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이 같은 알몸 졸업식이 특정 지역 일부 학생들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전국 중·고등학교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더 하다. 특히 졸업하는 선배를 위해 재학생 후배들이 주축이 되면서 관행처럼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장. 자녀들을 축하하기 위해 학교를 찾았던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재학생들이 두 손에 가위와 밀가루, 계란 등을 들고 졸업생들을 쫓고 있었던 것. 이미 교복이 찢겨져 속옷이 드러나고 계란을 뒤집어 쓴 졸업생들은 후배들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녔다. 소화기를 분사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담임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의 훈계도 이들의 `폭주`를 막진 못했다. 학생들은 졸업식이 끝난 뒤 속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은근 주택가와 상가를 활보하는 `알몸 뒷풀이`로 졸업을 자축했다.
같은 시각 서울 중랑구의 모 중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중랑천에 삼삼오오 모여든 학생들이 옷을 벗고 하천으로 뛰어 든 것. 남학생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고 여학생들은 웃옷과 브레지어를 모두 벗었다. 계란과 밀가루로 범벅 된 이들 위로 케찹과 겨자 간장 등이 쏟아졌지만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 했지만 경찰은 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약간의 훈계만 한 뒤 해산시켰다. 그러나 학생들은 또 다시 주변 거리를 알몸으로 활보하며 노래를 불러댔다. 학생들이 떠난 하천 주변에는 이들이 마신 것으로 보이는 소주병이 널브러져 있었다.

▲ 인터넷에 공개된 `알몸 졸업식` 사진들
● 네티즌 "해당 학생들 경범죄 위반으로 처벌하고, 제도 수립해야"
`알몸 졸업식`은 인터넷 세상마저 발칵 뒤집어 놓았다. 소동을 찍은 사진 수십 장이 인터넷에 유포돼 재회자 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것. 후배들이 선배들의 옷을 가위로 찢는 모습, 나체가 된 여학생들이 수백 개의 계란을 맞고 있는 장면, 심지어는 엎드린 남·여학생 위로 남학생들이 오줌을 싸는 사진도 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아연실색 했다. 아이디 `danimovie`는 "저 학생들이 딱 3년만 지나고 지금 사진들을 다시 보면 죽고 싶을 것"이라며 "부디 철들어서 집 나간 정신이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sungmolily`는 "풍기문란! 경범죄처벌법 제1장 제1조 41항 과다노출, 여러 사람의 눈에 뜨이는 곳에서 함부로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속까지 들여다 보이는 옷을 입거나 또는 가려야 할 곳을 내어 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이라고 관련 법규를 거론한 뒤 "저 학생들은 교육청이 아니라 경찰서에서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kikikong2`는 "학교 체벌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학생인 나도 맞을 때 기분 더럽지만 정말 해도해도 너무 심하다. 요즘 선생님들은 학생들한테 잡혀 산다. 조금만 뭐라 하시면 인상 쓰며 다 들리게 욕한다.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저러고 돌아다니는데 뭐 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ssbm1`는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하기도 하지만 부모들이 자녀를 저따위로 키운 것"이라며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사달라는 거 다 사주고 그렇게 해준들 나중에 나이 먹고 효도 받을 거 같냐. 지금 하는 꼬라지를 보면 사회에 피해주는 쓰레기만 안 되어도 다행이다"라고 토로했다.
`wing5660`은 "청소년은 나라의 미래라는 말이 참 무색해 진다"며 "하는 짓이 점점 수위를 더해가니 진짜 똥 오줌 못 가린다. 하긴 반 여학생을 납치해서 원조교제까지 알선하는 요즘 학생들에게 뭘 기대하겠는가"라고 한탄했다.
● 서울시 교육청, 말 뿐인 졸업식 광란 엄금 지시
얼마 전 서울시 교육청은 매년 졸업식에서 벌어져 왔던 교복 찢기, 밀가루·계란 던지기, 헹가래 등을 하지 못하도록 각급 학교에 지시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3일 "졸업 시즌을 맞아 사전교육, 담임훈화, 가정통신문 발송,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 같은 행위를 금지시키도록 지도할 것을 각급 학교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이번 `알몸 졸업식`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졸업해서 나간 애들을 선생님들이 쫓아 다니면서 구속을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지시만 해 놓고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아 말 뿐인 행정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몸 소동에 참가한 한 학생은 "(학교 측으로부터)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며 "뭐가 쪽 팔리냐. 그날 하루만큼은 전부 우리 세상이었다"고 말했다.